옵티머스 블랙이 드디어 출시되려나 봅니다. 이미 몇 달 전에 외형과 스펙이 공개된 녀석이라 좀 지나도 출시가 안 되길래 그냥 해외 전용 모델이려니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에 체험단을 뽑는다길래 덜컥 생각이 나서.. 응모해버렸습니다. 체험단 URL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blog.lge.com/697
체험단 신청은 5월 4일까지 받는다고 하니 유의하셔야 겠네요. 4일 남았습니다^^

옵두배, 갤스2, 아트릭스 등등 고성능 듀얼코어 단말기가 속 속 등장하는 지금, 옵티머스 블랙(이하 옵블)의 출시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옵블의 전략적 포지션과 강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간략한 프리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균형잡힌 스펙

현재까지 알려진 옵블의 스펙은 기존에 출시된 옵티머스 마하와 비슷합니다. OMAP3630 1Ghz 프로세서와 1500mh 용량의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안드로이드 라인에서는 중급기 정도에 해당하는 성능입니다. 비록 듀얼코어는 아니지만(통신칩이 내장되어 있어 '듀얼 칩'이긴 합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냅드래곤 1세대보다 월등한 성능과 전력관리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스냅드래곤 2세대와 함께 가격대비 가장 합리적인 조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용성을 더하다

옵블과 마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실용성이 아닐까 합니다. 옵블은 4인치 노바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마하보다 더 크고 밝고 큰 화면을 제공합니다. 전력소모량 역시 절반 정도 감소한다고 하니 배터리 소모시간도 더 늘어나겠죠.

휴대용 단말기 화면의 0.2인치 차이는 제법 큰 편입니다. 더 시원시원한 화면을 제공하게 된 셈인데 이것마저 부족해 할 유저들을 위해 4.3인치 액정의 옵티머스 빅 역시 출시 대기중이죠^^; 옵티머스 빅도 나쁘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최적 화면크기를 4인치 정도로 보고있기 때문에 옵블 쪽이 더 끌리는군요.

노바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밝은 화면을 보여주는 것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데 아이폰4에 사용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나 이제 막 출시된 갤럭시S2의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보다도 훨씬 밝은 화면을 보여줍니다. 밝은 화면은 사실 실내에서는 큰 매리트가 없겠지만(눈부셔서 밝기 낮추는 분들도 계신데요 뭐^^) 야외에서는 정말 큰 힘을 발휘합니다.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비교적 선명하게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노바 디스플레이, 그리고 옵블만의 장점이 되겠죠. 체험단 되면 비교샷이라도 찍어서 올릴게요^^

두께는 가장 두꺼운 곳을 기준으로 9.2mm입니다. 9.3mm의 아이폰4보다 약간 얇고 8.9mm의 갤럭시S2보다는 약간 두껍죠. '가장 얇은'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최고 수준으로 슬림한' 스마트폰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좌우측 면을 비스듬하게 깎아서 보다 우수한 그립감을 제공하는 것 역시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적정 수준의 화면크기와 야외에서도 잘 보이는 노바 디스플레이, 그리고 그립감과 슬림함을 함께 제공하는 본체 디자인은 실사용에 있어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쾌적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급 사양 스마트폰의 최강자가 될 수 있을까

비슷한 사양의 단말기가 다양하게 쏟아지는 중급 사양 스마트폰은 경쟁이 특히 심한 영역입니다. 듀얼코어 제품군들도 앞으로 계속 나오겠지만 OMAP36XX 시리즈와 스냅드래곤 2세대 기반의 단말기는 현재 가격대비 가장 합리적인 사양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특히나 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겠지요. 그리고 앞서 "갤스2를 포기하고 옵큐를 계속 사용하기로 한 이유"에서도 언급했듯 하드웨어 사양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차별화 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느냐가 핵심인 것이죠. 저 역시 쿼티키보드를 포기하기 싫어서 갤스2의 유혹을 뿌리친 바 있습니다^^;;

옵블만의 장점을 정리하자면 야외에서의 뛰어난 가독성, 휴대성(슬림한 외형과 우수한 그립감, 배터리 라이프) 정도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바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아마도)가격이 비쌀 이유도 없는 하드웨어 구성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충분할 것 같네요. 제조사의 UI 최적화 및 사후지원만 뒷받침된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제품으로 자리잡게 되리라 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평가는 일단 좀 써보고 나서야... 할 수 있겠죠-_-a
Posted by As Kafka


제가 핸드폰, 정확하게는 스마트폰 매니아가 된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핸폰은 그냥 예쁜 거 하나 사서 버튼 고장날 때까지 쓰는 물건이었는데... 2009년 말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단말기 수를 헤아려보면 피처폰 2개, 안드로이드 4개, WM과 심비안 기반의 스마트폰이 하나씩이군요. 다 합치면 8개에 달합니다. 이렇게 극성으로 단말기 뽐뿌를 받는데 갤스2라고 해서 예외가 되진 않겠죠;

갤스2가 가지는 하드웨어적 매력

 4.3인치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는 정말 절대적입니다. 펜타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개선한데다 화면도 더 커졌으니까요. 직접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최고의 비주얼을 보여주지 않을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 크기에 비해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슬래시기어 리뷰의 표현을 빌리면 '이상하게 오래가는' 배터리까지. 엑시노스 뉴얼코어 APU의 빠른 처리속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적어도 갤럭시S2는 출시 시점에서 최고의 스펙을 가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임이 틀림없습니다.

저렴한 가격의 유혹

KT 기준으로 갤럭시S2의 인터넷 시세는 할부원금 60만원 정도입니다. 저는 업계에 큰 터닝포인트가 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방통위의 출고가 현실화 정책, 그리고 SKT 아이폰의 출시는 고급 스마트폰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동시에 기본약정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버스폰 사기엔 그리 좋지 않은 시기이고 고급 스마트폰 구입에는 적기라는 거죠. 그저 개인적인 예상일 뿐이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 갤럭시S의 가격 흐름을 봤을 때 갤럭시S2의 가격방어 경쟁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수한 기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멋진 찬스인 셈이죠. 지금 KT 갤럭시S2의 온라인 구매가는 오프라인에서 갤럭시U를 사는 것보다도 저렴합니다.

우수한 하드웨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

적어도 가격대비 성능은 확실하고, 쓰다가 마음에 안 들면 중고로 내다 팔더라도 손해는 안 볼 것같은 갤럭시S2이지만 전 왜 망설이고 있을까요. 바로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UX에서 새로운 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PC에, 아이폰(iOS)을 콘솔 게임기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게임기처럼 하나의 단말기에 완벽하게 어플을 최적화 시킬 수 있는 iOS와 달리 다양한 사양에 맞춰 어플을 개발해야 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은 PC의 그것과 같아서 대부분의 경우 낮은 사양의 하드웨어에 전체를 맞추게 됩니다.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구입 3년차인 제 데스크탑이나 며칠 전 구입한 친구의 샌디브릿지 데스크탑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몇몇 게임이 더 잘 돌아가거나 느리게 돌아가는 정도죠. 안드로이드도 완전히 동일합니다. 게다가 제대로 된 게임 어플은 iOS에 비하면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어플 퀄리티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쓴 아래 글을 참고삼아 읽어보셔도 될 것 같네요^^;

http://asrea.tistory.com/150

이러한 이유때문에 갤럭시S2를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옵큐와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슬래시기어에서는 갤럭시S2에 대해 이런 이야기도 했었죠. "터치위즈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진저브레드 순정을 탑재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라고요.

옵큐의 저렴한 통신요금과 쿼티자판의 매력을 떨칠 수 있을지

LGU+ 기반의 옵큐는 스마트35 요금제로 데이터 1G를 제공받습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데이터를 써도 아직 500M 남짓 쓴 게 맥시멈이기 때문에 제게 1G는 무제한이나 별반 차이가 없지요. 반면 갤럭시S2를 선택하게 되면 기존에 비해 매월 약 11000원 정도의 요금을 더 내게 됩니다(45요금제 + 폰 할부). 그리고 옵큐의 자랑인 쿼티키도 사용할 수 없고요. 이제 6개월을 사용한 옵큐의 할부 위약금과 중고시세 차액을 생각하면(10만원 좀 넘습니다) 갤럭시S2 선택에 들어가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빵빵한 하드웨어에 걸맞는 UX만 제공해줬어도 그정도 부담은 해줄 수 있겠지만 지금 제 상황에서 갤럭시S2는 그정도 매력이 없는 것 같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예약 취소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건... 또 모를 일입니다; 어느날 짜잔~ 하면서 갤스2 리뷰를 올릴지 누가 알까요 ㅎ_ㅎ;
Posted by As Kafka

일단... 어제 지하철에서 대충 작성해서 클량 모공에 뿌린 사용기부터 붙여넣습니다. 삽시간에 장문이 적혀져서... 이쯤되면 꽤 충실한 사용기다 싶어 사용기 란에 그대로 붙입니다.

 

-------------------------------------------------------------------------------------------------------

 

지하철에서 작성하는 거라서... 사용기 게시판에 올릴 정도는 못 될거라 생각합니다.

음... 생애 첫 르그입니다. 6년쯤 전부터 형이랑 어머니께서 르그를 쓰셨는데 늘 통화폼질로 불평하셨죠. 마침 배용준이 우리는 통화품질로 승부하니 뭐니 광고했던 시절이라 온가족이 둘러앉아 TV를 볼 때면 뭔소리여... 하곤 했었지요.

암튼, 엄청난 선입견을 갖고 시작한 르그입니다만 생각보다 괜찮네요. 3.5만 요금제에 데이터 1g라니, 인터넷 사용에 부담이 없습니다. 통화품질도 괜찮고요. 막대기가 요동치는 지역도 있지만 실제 통화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닙니다.

옵큐 하드웨어로 넘어가면... 일단 전반적으로 괜찮습니다만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먼저 쿼티자판은 정말 좋습니다. 좀 익숙해지면 자판 안 보고 치겠군요.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 대신 비대칭이라 오른손가락은 고생 좀 합니다. 특히 손 작은 여자분들은 습관을 좀 바꾸시던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대칭 엑페에 적응해있다 보니... 특수기호 입력도 좀 불편하고요. 대신 그밖에 자판배열이나 키감은 매우 좋습니다. 앞서 언급한 단점은 상쇄되고도 남습니다.

스냅드래곤은 생각만큼 빠르지 않았습니다. 3d 가속 성능을 고려한다면 오버한 모토로이가 빠를지도요. 램의 우위로 인해 홈딜이 없다는 걸 빼면 대부분의 작업에서 모토로이보다 근소하게 빠르거나 오히려 느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모토로이에서 램만 올라간 모토글램에 기대하게 되는 사태가...

하드웨어 디자인에 물음표가 달리는 부분도 좀 있습니다. 메뉴버튼과 백버튼은 터치버튼이고 홈이랑 검색버튼은 하드웨어 버튼입니다. 터치키 led가 꺼지면 은근히 화가 납니다. 그리고 홀드버튼은 카메라 셔터 옆에 있는데 요놈 누르기가 매우 번거롭습니다. 아오...

많은 분들이 극찬하시는 사전 기능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전 일어사전 볼 일이 많은데 아주 쾌적하군요.

기본 홈이 좀 느리고 번잡스러워서 이번에도 런쳐프로로 왔습니다만 기본 문자 어플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원래 다이얼러와 문자어플도 별로 좋은 편이 못되지만... 여튼 그래서 handcent를 깔아줬더니 도돌 폰 사용량 어플이 문자메시지 카운팅을 못합니다. 아오... 집에가면 이것저것 커스터마이징 해야겠군요. 어지간하면 순정을 즐기는 편인데...;

Pc와의 연결은 20핀 케이블로 하게 됩니다. 환영하실 분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그 흔한 핸드폰 충전기 하나 없는 저로서는 그냥 micro나 mini usb로 해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에도 24핀용 젠더를 주던데 도대체 뭘 위해 만든 표준 24핀 단자인지 모르겠습니다. 단말기는 20핀이 표준이고 충전기는 24핀이 표준인 현실...

처음에 프로그램이 이것저것 막 깔려있지만 그중에 쓸만한 건 많지 않네요. 기본 어플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시던 분이 생각납니다.

배터리 조루는 아직 잘 모르겠고 그냥 괜찮네요. 동시에 그렇게 까였던 모토로이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삽시간에 이런 장문의 글을 뚝딱 써낸 거 보면 쿼티가 좋긴 좋은가 봅니다. 국내 유일의 플래그쉽급 안드로이드 쿼티폰, 이것만으로도 매리트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

 

집에 도착해서 몇가지 문제점을 해결했습니다. 문자어플 지정은... 기본문자는 좀 불편해서 handcent를 설치하고 기본문자 알림 및 팝업을 껐습니다. 그리고 루팅 후 검색버튼을 홀드버튼으로 대체하니 홀드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군요. 배터리는 폭풍같이 쓰면 폭풍처럼 소모되지만 적당히 감수할만 합니다.

 

엄청 불편한 특수문자 입력 해결법은 카페 이곳저곳에 있습니다만 그렇게까지 기본 설정을 고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특수문자를 적게 쓰는 쪽으로 가고 있네요. 여러가지로 처음에 손이 많이 간다는 점에서는 마이너스겠지만 일단 전반적인 사용감도 만족스럽고 일단 기계가 양품이 걸린 것 같아서... 좋네요;;;

 

그리고 스팸문자가 폭풍처럼 쇄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114에 전화했습니다. 사실 저질 내용의 스팸은 아니고 뉴스문자가 계속 날아오는데 저한테는 스팸처럼 거슬리더군요. 시간이 잘 맞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시간 없이 상담원과 연결되었고 스팸 문제도 잘 해결됐네요. 덤으로 멤버쉽 카드 신청하고 요금 청구서도 이메일로 변경했습니다. 상담원도 친절하고 일처리도 빠르고... 대만족입니다.

 

첫인상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거 어머니와 형을 통해 쌓인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도 힘들었지만 제가 직접 사용한 첫인상이 이렇게 좋으니 당분간은 완소 유플러스가 될 것 같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ㅇ_ㅇ/~


Posted by As Kafka

참 오랜만에 포스팅 하는 것 같군요. 요즘은 리뷰 후기나 링크, 잡담도 대부분 트위터로 해결하니 블로그 활용도가 많이 줄었습니다(@asreanet). 그리고 첫 모바일 카테고리 포스팅이군요.

최근 에픽은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용으로 언리얼 엔진을 발표하였습니다. 언리얼 엔진은 FPS게임 제작에 초점이 맞추어진 엔진이지만 범용성도 뛰어나고 다루기도 쉬워서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죠. 이토록 훌륭한 엔진이 대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iOS와 안드로이드 양 진영에 발표되다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플 진영은 언리얼 엔진을 통해 노리는 게 많았을 겁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요, 어쨌든 먼치킨 엔진이 하나 들어왔으니 양질의 어플이 쏟아지겠죠. 그러면서 동시에 어플 가격도 조금씩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높은 퀄리티의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개발비가 들어가는 들어가게 마련이고, 어찌됐건 투자한 만큼 뽑아내긴 해야 할 테니까요. 모바일 게임 쉐어의 절반 이상을 먹고 있다는 iOS 플랫폼인 만큼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나올 게임들의 시장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구글 진영은 좀 미묘해 보입니다. 일단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이 당장 튀어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스펙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스펙이 발목을 잡는 일은 그다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싼 돈 주고 개발한 게임이 잘 팔리겠느냐 하는 물음을 던져본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겁니다.
수치상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이미 iOS를 넘어섰습니다. 하드웨어 스펙에서도 아이폰과의 격차를 상당부분 좁혔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마켓을 애플 앱스토어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유는 '안드로이드의 한계'를 주제로 한 지난 글에 잘 나와있습니다. 요약하면 구글은 마켓 관리를 발로 하고 사용자는 구글에서 '어플이름 apk' 이렇게 검색해서 불법으로 다운받으니 개발자가 제대로 된 어플을 만들리가 없다... 정도 되겠습니다. 일부 어플을 제외하면 같은 게임이라도 안드로이드용은 이상하게 완성도가 형편없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애플의 고압적인 개발정책이 계속 유지되어 개발사가 iOS냐 안드로이드냐를 선택해야만 했다면 아마 대다수의 개발사는 iOS로 갔을 겁니다. 에픽이 그렇게 해서 애플에 완전 붙었다면 애플의 독주체제는 더 굳건해졌겠죠. 그걸 노리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어플 개발정책을 완화했고(미 연방정부의 압박이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에픽은 언리얼 엔진을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에 내놓습니다. 구글로서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의 문제죠.

구글로서는 차기 버전 안드로이드(생강빵)를 통해 변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이전부터 레퍼런스 기기(넥서스원)를 출시하면서 하드웨어 표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한 바 있습니다만 진저브레드에서는 좀 더 빡빡한 하드웨어 가이드라인을 들고 나올 공산이 큽니다. 플랫폼 표준화, 어플 저작권 강화, 비인증 어플 통제 등등... MS가 윈도우폰 준비하면서 벌이고 있는 일들과 매우 흡사하죠.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이건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애플 깔 때 그렇게 많이 써먹던 '폐쇄성' 떡밥입니다. 그러니 안드로이드가 폐쇄적으로 변한다면 사용자들의 반감을 살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미 구글과 하드웨어 벤더들이 줄다리기 중이라고 하죠-_-a

어찌됐건 구글이 제대로만 한다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이 먼치킨 엔진으로 개발된 양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애플은 제대로 긴장 타야겠고요.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안드로이드 게임이 분명 나오긴 하겠지만 그 수는 일부에 불과할 겁니다. iOS 위주로 개발하고 겸사겸사 안드로이드용으로 포팅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똑같은 게임이 두 플랫폼에서 구동되는데 하나는 조금만 수고하면 공짜라더라"라면 팔리는 플랫폼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냥 개발을 안 하고 말죠. 다른 플랫폼 이야기지만 국내 모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말도 심심찮게 나돌죠.

"PC로도 발매되는 멀티플랫폼 게임은 유저 한글패치 나올 때 기다렸다가 다운받아서 PC로 하면 된다"
Posted by As Kafka


안드로이드 까는 글은 끝이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있을 때건 없을 때건 까일 게 보이면 까야죠.



안드로이드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개발자들의 앱 개발의지가 아닌가 합니다.


최근 애플이 개발 제한을 완화했다는 소식이 떴던데 애플 입장에서는 정말 피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앱스토어에 올릴 목적으로 만든 다음 겸사겸사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올리면 되니까요. 양적 성장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안드로이드만큼 되기 참 힘들고(일단 물리적인 제약이...) WM7 나와서 3파전이 된다고 해도 1단말기 1제조사 정책은 뭐 어쩔 수 없죠.


폐쇄라는 말은 너무 부정적으로 치우친 어휘같지만 암튼 사람들이 그렇게 비난하는 '폐쇄적' 플랫폼은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통합을 위한 G1, 넥서스원, 진저브레드에서의 정책변화등 구글에서도 이미 움직이고 있고 MS 역시 하드웨어 제조에 빡빡한 가이드라인을 세워놓고 있죠. 자유를 위해 희생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앱 이야기에서 다른 길로 잠깐 빠져버렸는데...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앱 개발자들의 의지도, 구글의 판매의지에도 물음표가 수십만개 달리는 실정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질 떨어지는 어플, 힘든 검색... 안드로이드 시장이 iOS 플랫폼 시장보다 훨씬 큰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실상은 아직 한참 멀었다 싶을 정도죠.


개발자 포럼에 가면 API 제한 없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개발하고 자유롭게 배포하고 안정된 수익도 얻고싶어 합니다. 자유로운 개발은 하드웨어 호환성을 해치고 자유로운 배포는...APK 검색하면 돈 주고 구입할 의지를 상실케 하는 현실세계가 보이는 상황이며, 고로 안정된 수익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대 수익이 낮으니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기도 힘들고 하드웨어 사양과 특성이 제각기 다르니 앱 제작 자체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게다가 구글은 마켓 관리를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겠고... 자유를 원하는 개발자와 사용자의 마음은 알겠는데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자유를 위해 불안정한 수익을 감수할 개발자도 드물 것이고 양질의 어플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것도 그만큼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쨌든 이번 iOS 플랫폼 앱 개발정책 완화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급성장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애플이 화들짝 놀라서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시각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네요. 수익은 앱스토어에서 내고 곁다리로 안드로이드 포팅만 해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을테니까요.

Posted by As Kafka
이전버튼 1 2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서둘지 말되 멈추지도 말라 SIN PROSA SIN PAUSA
As Kafka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