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출시됐는데도 천하의 애플빠인 제가 아직까지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다니, 요즘 좀 바쁘긴 한가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손에 아직 녀석이 들어오질 않아서요.

관련 기사와 리뷰들을 통해 느낀 아이패드에 대한 인상은 일단 합격점입니다. 언급된 단점만 보더라도 애플의 기가막힌 제품 포지셔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단점이 언급됐지만 크게 보면...

1. 노트북보다 기능성, 호환성이 떨어진다
-> 호환성은 솔직히 좀 어이없는데...(아이폰에서 왜 윈도우용 스타크래프트가 안 돌아가냐고 까는 거랑 뭐가 다르죠?) 어찌됐건 멀티태스킹, 키보드 그런 것도 포함해서... 주로 노트북과의 비교해서의 기능성 열세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아이패드는 노트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한정적이죠.

2. 충전이 왜 USB로 안 되느냐.
신형 맥에서 충전이 되고, 잠자기 상태에서 충전이 되는 건 논외로 합시다. 생각없이 USB 꽂아놓고 충전할 수 없으니 지적할만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는 잣대의 기준이 아이폰/아이팟/기타 MP3 플레이어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넷북은 왜 USB로 충전이 안 되나요?

3. 무겁다.
모바일 기기의 무게는 중요합니다. 들고 다니고, 혹은 들고 쓰는 만큼 수십그램의 차이도 쉽게 체감할 수 있죠. 680g의 무게는 일반적인 넷북보다는 가볍지만 MID, PMP 계열과 비교하면 다소 무거운 축에 속합니다. 오래 들고있어야 하는 점도 그렇고요.
이 부분은 절충점이 어떻게 맞춰질지 두고볼 일입니다. 무게는 배터리, 즉 사용시간과 직결되는 문제로 모바일 기기가 가지는 큰 딜레마라고 할 수 있지요. 아이폰에서 욕을 많이 잡수셔서 그런지 무게를 다소 희생하고 넉넉한 배터리팩 2개를 장착했더군요. 솔직히 아이폰 배터리도 조루는 아닌데... 단지 다른 모바일 기기보다 붙잡고 쓰는 시간이 길 뿐.

4. 비싸다.
할말이 없습니다. 넷북을 비교대상으로 잡은 시점부터가 오류.

잡스는 아이패드를 소개하며 '어떤 기능은 스마트폰보다 우월하며 어떤 기능은 노트북보다 우월하다'고 했습니다. 물론 아이패드의 카테고리가 잡스횽의 의도대로 나뉘어 질지는 사용자들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판가름 나겠지만 아이패드를 넷북, 또는 스마트북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데스크탑을 두고 '노트북보다 무겁다'고 깐다면... 말이야 된다지만 기기의 지향점을 생각해본다면 그리 영양가 있는 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제가 보는 아이패드는 이렇습니다.

1. 보고 즐기는 것에 최적화 되어있는 대신 나머지 기능은 과감히 버렸습니다.
2. 성능 - 무게 - 배터리 - 가격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추었습니다. 배터리와 무게의 균형은 조정의 여지가 있겠지만 레볼루셔너리한 디바이스를 언빌리버블한 프라이스에 파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3. 지금은 무리고, 한글입력 지원되면 부모님 사드릴겁니다. 그러기에 딱 적합한 기계같아요.

아이패드 구매대행 생각중인데... 상황이 그리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질 않아서 구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에 대한 감상은 여기까지고요, 간단히 적는다고 적었는데 적기 시작하니 이렇게 길어지네요.

그런의미에서(응?) 화제를 살짝 돌립니다. 요즘 이런 저런 커뮤니티에 애플 관련해서 올라오는 글을 보면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분명 애플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삼성 이야기고 거기서 어긋난 핀트는 국내 기업인들의 거만한 태도가 어쩌고 저쩌고...

결국 우리나라 까는 얘기로 바뀝니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플이 한국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할 겁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그런데 무슨 애플이 우리나라같은 작고 썩어빠진 시장에 관심을 둘리가 없다느니... 우리나라였으면 배나온 경영자가 거만하게 수행원 50여명을 대동하고 거들먹거리니... 삼성은...-_- 제가 보기에는 쓴소리가 아니라 그냥 비난이고 열폭같아 보입니다. 수행원들에 둘러쌓인 배나온 경영자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국내 대기업 경영자들의 도덕성이 실추된 상황이니 반감이야 당연히 있겠지만요. 잡스횽이 리바이스 501에 후드집업 입고 소탈하게 스토어 방문하는 건 그냥 잡스횽님 취향일 뿐입니다. 그저 다를 뿐, 어느 한 쪽이 잘못됐다고 생각되진 않네요.

애국심 운운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내셔널리즘에는 원래 반감도 있고... 그저 열폭 좀 안 했으면 좋겠네요. 누가 누워서 침 뱉는데 괜히 옆에 있다 파편 맞은 기분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복받으실 거에요 8668
Posted by As Kaf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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