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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9 쯔바이 온라인 1차 CBT 소감

5만명 서명의 힘, 그리고 그걸 믿은 유통사의 노력으로 국내 게임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의 완벽한 한글화, 한정판을 출시하고도 정작 흥행에는 참패해버린 씁쓸한 과거를 지닌 게임(수식어 길죠?), 쯔바이의 온라인 버전 CBT가 시작됐더군요. 전 관심도 없다가 우연히 UCC 뒤에 나오는 광고영상을 보고 CBT 세번째 날인 오늘에야 게임을 붙잡게 되었습니다.

게임 해상도는 1024 * 768 해상도지만 원작의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다 쓴 부분이 많아서 깔끔한 부분도 있고 도트가 무진장 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픽 설정은 해상도 옵션이 있긴 하지만 그냥 껍데기 뿐이고요. 2D 게임인데 변경해봐야 결과도 뻔하고 개발자 입장에서 손은 또 엄청 갈 겁니다. 제 생각엔 나중에 해상도 옵션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그게 더 낫지요). 각종 사운드도 마찬가지, 성의없다고 표현하면 성의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원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뭔가 아련한 향수가 느껴져서 좋더군요. 포크루와 피피로 등 원작 캐릭터들이 NPC로 등장하는 것도 반갑고요. 아제로스에서 다시 모험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일단 즐겁습니다.


온라인화로 인해 게임플레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배불리 먹고 렙업하는 시스템은 여전하지만 원작만큼의 조작감은 포기해야 합니다. 원작에서는 치고 빠지기나 크리티컬을 노리는 식의 플레이가 요긴하게 먹혀들어갔다면 쯔바이 온라인은 마우스 클릭연타나 다름 없는 키보드 버튼 연타를 해야 합니다. 직업마다 다소 차이야 있겠습니다만 플레이어든 적이든 타격/피격 판정이 애매한지라 적의 근거리 공격 모션에 떨어져 있는 플레이어가 얻어맞기도 때로 그 반대의 상황도 발생하거든요. 렉은 기본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액션성에 있어서는 일단 물음표를 달아봅니다.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던파같은 게임은 하는 거 보니까 나름 액션이 세밀하게 짜여져 있어보이더군요. 즉, '온라인이기 때문에' 안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개선을 기다려 봐야겠네요.

또한 전반적인 조작에 있어서도... 키보드, 마우스 어느 한 쪽으로만 플레이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여타 게임처럼 키보드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기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도 아니지요. 키보드 조작과 마우스 조작의 큰 교집합이 있고 그 나머지 부분은 불편을 안고 키보드, 혹은 마우스로 조작을 대체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거 손이 좀 불편하게 갑니다. 전투할 때는 액션게임마냥 키보드에 거의 모든 걸 의존하고, NPC와의 대화도 키보드로, 그런데 선택창은 마우스를 써야 합니다. 반대로 마우스로는 불편하나마 이동과 공격이 가능하지만 뭘 더블클릭을 해도... 대화는 스페이스를 고집하더군요. 인터페이스는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나의 큰 스토리를 따라가는 구조, 그리고 주변 NPC로부터 얻는 퀘스트는 다소 노가다성이 있긴 하지만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라인이 짜여져 가고 있는 점에서는 괜찮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적어도 최근 메뉴얼 작업하랴 리뷰쓰랴 억지로 부여잡고 달린 여타 MMORPG보다는 한참 나았습니다. 키보드 연타에 질려서 하품을 하다가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또 다음 목표를 정하고, 그렇게 달리게 되는군요. 아직 구현되어 있진 않지만 NPC 메뉴의 '연대기' 항목 역시 원작을 잘 모르는 유저들이 아제로스에 친근감을 가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 역시 엔딩본지가 오래 돼서 연대기를 꼭 확인해보고 싶은데 말이죠^^

쯔바이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재미있을 것 같은 점이 바로 '보조직업'입니다. 사실 전 예전 울온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그 이유가 '싸움꾼 이외의 직업으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었거든요. 물론 울온처럼 마을 어딘가에 자기 가게 차려서 이름난 대장장이가 된다거나 하긴 힘들겠지만 몇 가지 보조직업을 익혀서 노력한다면 적어도 이름난 노점상 정도는 할 수 있겠더군요. 보조직업 종류는 지금 생각나는 게 별로 없지만 어쨌든 싸움 나가서 몹한테 돈이나 식량 뜯는 것 이상으로 마을 안에서 싸움꾼들을 상대로 돈이나 식량을 뜯어내는 재미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을을 좋아하는 제게 있어서 장식품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도움이 되는 곳곳의 표지판은 흐뭇하지만(그렇다고 미니맵이 부실한 것도 아닙니다) 언제나 전투모션을 취하고 다니는 주인공은 역시 좀 비호감입니다. 필드에서는 뭐 그렇다 쳐도 마을에서는 글쎄요... 물건 사러 가게를 들어갔는데 행색은 강도나 다름없습니다. 집에서 우리 참치양(고양이) 좀 귀여워해주려고 붙어서 스샷을 찍어도 이건 애완동물과의 다정한 샷인지 아니면 고양이 가죽 벗기러 온 몹쓸놈인지 분간이 안 가네요. 무기 좀 집어넣고 걸어다니는 모션 좀 만들어주면 안 될까요?

단 몇시간을 플레이 한 소감이라 이 게임을 이렇다 하고 정의내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1차 CBT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꽤 준수한 퀄리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원작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아련한 향수와 앞으로의 기대감도 더해지겠죠. 사실 클베 마지막날인 내일도 신나게 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내일은 집에서의 달콤한 휴양을 마치고 상경준비를 해야하므로... 힘들겠네요. 다음 클베때, 혹은 오베때 또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As Kaf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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